etc2009.04.14 21:54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군대를 갔다. 군 제대후 취업활동을 해 일본의 대기업 T사에 합격을 하였다.

최종면접자리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자리를 지켜주던 그 회사의 여직원이 알려주었다. 이번에 모집자리에 2000명정도 지원했다고...

모집인원은 1명이었다. 1/2000의 경쟁율을 뚫고 합격했는데 고민 끝에 자퇴했다.

기술 영업이라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난 코딩이 하고 싶었다. JAVA열풍이 불기도 한 때였지만 대학때부터 소프트웨어직종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대기업의 집단면접자리에서 어느 여성분이 Servlet으로 메일 프로그램을 개발했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군대를 갓 제대한 나는 그때 Servlet이 뭔지도 몰랐다. 나중에 그게 자바의 한 기술이라는 것을 알고 JAVA를 공부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취업활동을 접고 정부가 지원하는 "자바 프로그래머 전문가 과정"이라는 교육을 받게된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의 강사들이 강의 하는 과정으로 그때 동기들중 일부는 볼랜드사나 한국전력등과 같은 큰 기업에 취업도 되었다.

난 벤처만 찾아 다녔다. 그때는 순진해서 대기업가면 코딩 못하는 줄 알았다... (-,.-)


강남의 한 벤처기업에 내정을 받고 강변의 다른 벤처에도 내정을 받았다.

강남은 JAVA- 주로 웹 - 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였고, 강변은 VisualC++-윈도우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였다. JAVA를 공부했으니 JAVA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전공이 전자공학이었으니 임베디드분야에도 관심이 있어 가능하면 임베디드자바(그당시에는 그런 용어가 있었다. 요즘은 거의 못 듣게 되었지만)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회사는 찾기가 힘들어 고민을 하였다.

JAVA냐 C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각 회사에 못가겠다고 연락을 하니 강변의 회사는 사장님이 직접 내가 교육받고 있는 곳으로 찾아 오겠다고까지 말 해 주셨다. 아무리 그래도 신입나부랭이가 한회사의 사장님을 오라가라 할 수 는 없어 토요일날 제가 찾아 뵙겠다고 하고 토요일에 회사 찾아가서 사장님과 이사님, 팀장님의 여러 회유와 유혹을 받았다.

강남의 회사는 연봉을 올려주겠다고 했다.

결국은 고민 끝에 C를 선택했다. 웹에는 관심이 적었고 임베디드 분야는 결국 C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였다.


2년동안 많은 경험을 했다. 삼X SDS출신 엔지니어분들이 만든 그회사의 팀장님들은 전부 고수였다. 다만, 코딩이외의 일이 너무 많아서 기대했던것 보다 기술력을 쌓을수 없는게 불만이었고, 내 능력의 부족함을 절감했다.

모자란 실력을 쌓기 위해 강남의 유명 컴퓨터학원의 주말(토, 일)반에 등록하여 따로 공부를 했다.

평일에는 22시퇴근이 기본이라 공부는 주말에 밖에 할 수 없었다. 토요일 오후 반나절과 일요일 하루종일 사람도 거의 없는 학원에서 공부하면서 토요일 근무하는 날에는 점심먹을 시간이 없어 학원가는 동안 걸어가면서 삼각김밥을 먹고, 일요일에는 아무도 없는 자습실에서 홀로 차가운 도시락을 먹으면서 밖은 날씨도 화창하고 좋은데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하나...라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아내가 일본회사에 취업이 결정되면서 일본으로 가자고 해 미련은 남기고 일본행을 택했다.

이때도 2개의 회사에 내정을 받았다. JAVA와 C...
파견이라 꼭 위의 언어를 할수 있게 된다는 보장은 없었지만 JAVA를 주로 하는 회사와 C안건이 많은 회사중에서 고민하다 결국은 C를 선택했다.
대학졸업후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처음 3년간 SI(파견)다니면서 일을했다. 보험회사에서 VB와 MS-ACCESS로 DB관련 개발도 해보고, 반도체회사에서 개발 및 반도체공장안에 들어가 TV에서 많이 보는 우주복같은 옷 입고 종일 반도체장비 테스트도 해보고 한국에서 취업을 보류했던 T사로 가서 개발도해보고 힘들긴 했지만 적절히 개발현장도 옮겨다니면서 재미있게 일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과 하청업체라는 입장이 남의 집 머슴살이 하는 느낌이 들어 결코 유쾌하지는 않았다. 갑을병정의 갑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일본에서 상위레벨로 올라가고 싶었다. 하지만,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IT가 아닌분야에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다진 사람들은 있었지만, IT분야에서 그런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당시 자주가는 데브피아라는 개발자 사이트에도 그런 정보는 없었고 도무지 외국인이 IT분야에서 상위레벨로 올라가는것은 녹록치 않아 보였다.

검색을 하다보니 자바관련 사이트에 굉장한 글이 있었다.

일본온지 몇년만에 외자계 벤더의 컨설턴트로 그때당시 연봉도 내 2배는 되는 분(아는 사람은 아는 '참치'님 ^^;)이 여러가지 글을 남겨 놓은 것이었다.

아.. 한국사람중에도 이런 케이스가 있구나... 꼭 한번 만나뵙고 싶다라는 생각은 했지만, 분야도 너무 틀리고 아직은 준비가 너무 안되어있는 듯하여 훗날을 기약했다.

 - 훗날 어느 카페에서 현재는 외자계기업의 PM(아는 사람은 아는 '반딫불'님 ^^;)이 주최한 모임에 우연히 참석할수 있게 되어 그 소망은 이루어 졌다.


갑을 목표로 전직활동을 했다. 꼭 대기업은 아니더라도 하청업체가 아닌 고객과 대등하게 상대할 수 있는 회사를 원했다. 그리고 기술력이 있는 회사를 찾아 많은 고민끝에 지금의 회사로 왔다. 1부상장기업등에도 내정을 받았는데 연봉문제와 결국은 하청업체와 다를거 없는 일이기에 자퇴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2개의 회사가 남았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JAVA플랫폼을 메인으로 하는 회사와 휴대폰에 들어가는 웹브라우저를 메인으로 하는 회사였다.
두군데 다 Mothers상장기업이었고 휴대폰이라는 플랫폼도 동일했고 JAVA를 메인으로 하느냐 C를 메인으로 하느냐의 결정이었다.
이때도 많이 고민했지만 역시 선택은 C였다.(출퇴근하기 편리하다라는 이유도 조금 있었다~ ^^;)
지금회사에서는 높은 기술력과 세계적인 기업들과 대등한-고객이라 어려운 상대이긴 하지만, 그래도 하청은 아니기에- 입장으로 일 할수 있어 나름 만족하긴 한다. 함께 프로젝트했던 한국의 대기업 L로부터 농담반으로 스카웃제의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위치에 있던 샐러리맨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이대로는 미래가 불안하것은 여전하다. 앞으로도 캐리어패스에 대한 고민은 계속된다.


비가와서 그런지 왠지 센치해져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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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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